당산이라는 동네가 참 묘합니다. 2호선과 9호선이 얽히고설켜 사람들 발길은 끊이지 않는데, 정작 그 틈바구니에서 혼자 조용히 목을 축일 공간을 찾기란 여간 까다로운 일이 아니거든요. 여기는 그 막막한 골목 사이사이에 숨어 있는 코인노래방들을 모아둔 저장소입니다. 뭐, 사실 거창하게 시작한 건 아니고 방 안에서 곰팡이처럼 뒹굴다가 문득 당산 어디에 어떤 노래방이 있었더라 싶어 끄적이기 시작한 게 여기까지 왔네요. 기계적인 데이터 나열보다는, 제가 직접 보았던 그 좁고 아늑한 공간들이 가진 분위기를 중심으로 정리했습니다.
솔직히 노래방 기계 종류가 뭐가 중요하냐고 묻는다면 할 말이 없습니다. 하지만 TJ가 설치된 곳과 금영이 들어간 곳은 공간의 공기부터 완전히 다르거든요. 누군가는 음질 하나를 놓고 밤을 새우기도 하지만, 저는 그보다 좁은 부스 안의 조명이나 환기 시스템이 주는 쾌적함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당산에 있는 몇몇 곳은 관리가 소홀해서 들어가는 순간 눅눅한 냄새가 코를 찌르는데, 그런 곳은 아무리 최신 곡이 업데이트되어 있어도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죠. 반대로 구석진 곳에 있어도 주인장이 매일 마이크 솜을 갈아 끼우는 정성이 느껴지는 곳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어쩌면 노래방이라는 공간은 단순히 노래를 부르는 곳이 아니라, 세상으로부터 잠시 도망칠 수 있는 최후의 보루 같은 곳일지도 모릅니다. 퇴근길에 당산역 근처에서 멍하니 있다가 문득 누군가에게 들키지 않고 소리를 지르고 싶을 때, 혹은 아무도 없는 공간에서 내 목소리가 어떻게 울리는지 확인하고 싶을 때 우리는 코인노래방을 찾습니다. 그런 감성적인 구석을 채워줄 수 있는 곳들을 위주로 모았습니다. 시설이 화려하고 번쩍거리는 곳도 물론 좋지만, 가끔은 지나치게 밝은 조명보다는 어둑한 조명 아래서 낡은 스피커로 노래를 부르는 게 훨씬 위로가 될 때가 있잖아요.
이 사이트에는 당산 일대의 코인노래방 운영 정보와 기본적인 부스 사양, 그리고 제가 개인적으로 느꼈던 그곳만의 무드를 담아두었습니다. 데이터베이스라고 하기엔 다소 사적인 견해가 많이 섞여 있겠지만, 누군가에게는 정갈한 설명보다 이런 주관적인 기록이 훨씬 쓸모 있을 거라 믿습니다. 저는 여전히 이 동네 어딘가에 숨어 있을 또 다른 작은 노래방을 찾으러 나가는 게 귀찮아서 또 방 안에 틀어박혀 있겠지만, 이곳에 정리해둔 정보만큼은 꽤 집요하게 파헤쳤으니 믿고 참고하셔도 좋습니다. 뭐, 사실 다들 그냥 조용히 노래나 한 곡 부르고 싶은 거잖아요. 굳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마음 내키는 날에 들러보세요.